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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ER-STORY

  쌍문동의 덕선이와 친구들이 "응답하라"라고 외치던 그 해, 저는 김성균 아버님처럼 개그욕심이 굉장한 엔지니어 아버지와, 이일화 어머님처럼 수줍음 많은 부산갈매기 역사학도 어머니 사이의 장녀로 태어났습니다. 부모님의 전공과는 무관하게 미술의 재능을 가진 돌연변이가 탄생한 겁니다. 그 덕분인지, 저는 기획자(인문대)와도, 개발자(공대)와도 잘 어울리는, 꽤 쓸만한 인간으로 성장했습니다.


   예쁜 그림이 가득한 동화책을 보던 유년기는 포항에서,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는 대구에서 보낸 우리집 돌연변이는 힘들기로 악명높은 미대입시를 거쳐 2007년,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합니다. 꽤 이름 있는 학교였던 덕분에, 집안 어른들은 굉장히 기뻐하셨습니다... 저에게도 좋은 일이긴 했죠. 이로써 여중여고여대 '수녀 라인'을 완성하게 된 것만 제외하자면요... 


 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라는 진짜 정글로 나온지도 어언 4년여가 되어갑니다. 밤새 작업하고 나왔는데 택시가 안 잡힐 때 왜 이러고 사나 싶기도 하고, 요가를 하다가 어깨가 우두둑 하는 소리를 낼 때면 조금 씁쓸하기도 하지만, 작업 할 때 완전한 몰입 상태에 들어 비로소 삶의 이유를 찾는 저는 아무래도 평생 디자이너로 살아야 될 사람인가 봅니다. 다른 일을 했다면 절대 견디지 못했을 거에요.

 

  디자인은 "질문에 대한 해답을 시각적인 언어로 제시하는 것"이라고 생각합니다. 지금 이 글을 읽으시면서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, 제가 글은 그렇게 잘 쓰는 편은 아닙니다. 하지만, 시각언어로 하는 말은 기가 막히게 잘 한다고 자신합니다. 일단 같이 일해보시면, 정말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시게 될 겁니다.

 

 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. 감사합니다.
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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